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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칼럼니스트 부산을 묻는 도시 에세이스트 CULTURE

그레이

공간을 보면 사람보다 구조를 먼저 읽는다. 부산에 같은 질문을 열여덟 번 던진 사람.

대표 질문

  • ·다음 부산은 왜 부산이어야 하는가?
  • ·누가 남고 누가 떠나는가?
  • ·부산은 무엇을 측정하지 않는가?

주로 반박하는 오해

“도시를 GDP와 100대 기업 수로만 재는 시선”

결론 방식

답을 내리기보다, 도시에 같은 질문을 한 번 더 정확히 던진다.

주로 보는 자료

부산 현장도시 공간사람들의 이동

그레이의 스토리 (20)

공원 속의 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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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속의 밀도

판교에서 20분, 도착한 곳은 숲과 호수였다. 선정된 사람들이 1박2일 모인 해커톤. 그 공간이 좋았던 건 넓거나 비싸서가 아니라, 무엇을 위한 자리인지가 분명해서였다. 동선도, 공원 속 거리까지도 다 설계였다. 목적이 분명한 공간은 사람을 그 목적대로 모은다.

비어 있을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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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을 공

공간(空間)이라는 말에는 비어 있을 공(空)이 들어 있다. 2018년, 나는 영도의 작은 여행 서점에서 그 뜻을 배웠다. 사람을 부르는 건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라는 것을. 서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양식당이 들어섰지만, 사람이 머물고 싶은 자리는 남았다.

다음 부산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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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부산은 무엇인가

열여덟 날 전에 물었다. 다음 부산은 왜 부산이어야 하는가. 열일곱 편을 지나며 답이 모인다. 다음 부산은 사람을 알아보는 부산이다. 항만도 예산도 아닌 알아봄과 신뢰, 그것이 부산이 세계에 내놓을 단 하나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것이 도구로 넘어가는 시대에 도시에 끝까지 남는 인간의 일이다.

부산은 어떻게 쌓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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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어떻게 쌓는가

부산에서 좋았던 것들은 늘 한 사람에게 달려 있었다. 그가 떠나면 함께 사라졌다. 26년이 지나도 같은 약속이 반복되는 건, 그 약속을 담아둘 그릇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속은 더 헌신적인 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바뀌어도 남는 제도에서 온다. 그릇은 기술이 만들지만, 그것을 믿고 채우는 일은 문화가 한다.

부산은 떠난 사람을 어떻게 다시 잇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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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떠난 사람을 어떻게 다시 잇는가

부산이 속한 동남권에서 10년간 청년 51만 명이 떠났다. 손실인가? 대만에선 떠난 청년들이 신주 반도체를 만들었다. 떠난 사람은 잃어버린 자가 아니라 부산이 세계에 둔 지점이다. 흩어진 게 아니라 뻗은 것이다. 그들을 다시 잇는 건 거리가 아니라 떠나기 전에 쌓인 신뢰다.

부산은 어떻게 사람을 모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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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어떻게 사람을 모으는가

혼자서도 회사를 만드는 시대, 1인 창업이 셋 중 하나를 넘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오히려 한 도시로 더 몰린다. 혼자 다 할 수 있게 될수록 사람은 더 모인다. 한 사람을 부르는 건 정책도 건물도 아니다. 이미 거기서 무언가 만들고 있는 다른 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렇게 모으는 일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에게 남은 마지막 일이다.

부산은 어떻게 사람을 자라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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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어떻게 사람을 자라게 하는가

부산은 배우와 운동선수를 길러냈다. 모두 학교가 가르치지 않는 영역에서다. 가르쳐 만든 게 아니라, 스스로 하려는 사람을 막지 않았을 뿐이다. 가르침이 흔해진 시대에 도시가 길러야 할 것은 가르침이 아니라 의지다. 의지는 가르쳐지지 않는다. 자랄 자리가 있어야 자란다.

부산은 어떻게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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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어떻게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가

사람을 고르는 데는 두 가지가 있다. 기준으로 추려내는 선별, 시간으로 찾아내는 발굴. 측정이 정교해질수록 선별은 누구나 한다. 도시에 남는 단 하나의 차별점은 한 사람을 오래 보고 알아보는 안목이고, 그 안목은 반복되는 만남에서만 자란다.

부산은 누구를 부산 사람으로 알아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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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누구를 부산 사람으로 알아보는가

밖에서 부산은 글로벌 5위 항만, 스마트시티 8위로 알아본다. 안에서는 20년째 청년 일자리가 고질병이다. 같은 도시인데 얼굴이 둘이다. 그 어긋남이 떠난 사람도, 못 온 사람도, 도착하지 못한 외국인도 만든다.

부산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넘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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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넘기는가

도시는 다음 세대에게 건물과 도로와 공항을 넘긴다. 그러나 정말로 넘기는 것은 따로 있다. AI가 시대의 구조를 다시 짓는 지금, 부산이 넘길 단 하나는 알아봄의 인프라다. 모모스커피가 이미 그 길을 갔다.

부산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넘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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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넘기는가

빌더가 많은 도시는 많다. 서울, 도쿄, 샌프란시스코, 발리. 부산은 그 목록에 없다. 그러나 부산을 좋아하는 빌더는 우리가 세는 것보다 많을지 모른다. 진짜 질문은 부산이 그들을 알아보느냐다.

부산은 무엇을 측정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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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무엇을 측정하지 않는가

부산이 측정하지 않는 영역의 목록은, 부산이 신뢰 인프라를 짓지 않은 영역의 목록과 거의 일치한다. 운영을 만드는 건 측정이 아니라 신뢰다. 측정은 신뢰가 남긴 결과를 뒤따라가며 기록하는 도구일 뿐이다.

부산은 누구를 머물게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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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누구를 머물게 할 수 있는가

6월 12일, 부산 서면의 한 원룸형 객실 값이 5만 7천 원에서 300만 원으로 뛰었다. 50배다. BTS가 위버스 라이브에서 직접 그 가격을 입에 올렸고, 외국 팬들은 부산에서 물 한 병도 사지 않겠다고 했다. 노마드는 도시의 신뢰를 시험하는 사람들이다. 이번 시험에서 부산은 떨어졌다.

26년째 현장 소장 없는 부산의 해양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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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째 현장 소장 없는 부산의 해양수도

부산은 25개 기관을 21개로 줄였다. 군살을 뺄 줄 안다. 그런데 26년 동안 세 시장이 같은 약속을 되풀이하는 사이, 그 약속을 지킬 단일 조직은 끝내 생기지 않았다. 기능은 있다. 조직이 없다.

왜 부산이 아니라 후쿠오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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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부산이 아니라 후쿠오카였나

부산은 세계 5위 컨테이너 항만 도시다. 후쿠오카는 그 명단에 없다. 그런데 디지털 노마드는 부산이 아니라 후쿠오카로 간다. 인프라 때문이 아니다.

공항·역·항구 셋 다 있는데 왜 게이트웨이가 못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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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역·항구 셋 다 있는데 왜 게이트웨이가 못 되는가

부산에는 공항, 역, 항구가 모두 있다. 한국에서 셋 다 가진 도시는 부산뿐이다. 그런데 게이트웨이는 못 된다. 왜일까.

바다는 부산의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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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부산의 무엇인가

부산 해안선 266km. 시민 60% 이상이 해안가 3km 안에 산다. 바다는 부산의 자산인가, 배경인가.

100대 기업이 0개인 도시는 어떻게 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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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이 0개인 도시는 어떻게 일하는가

전국 100대 기업 중 부산 본사는 0개다. 대기업이 없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고, 그 방식은 어떤 생태계를 만드는가.

왜 청년은 떠나고, 누가 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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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청년은 떠나고, 누가 남는가

10년간 20대 5만 명이 부산을 떠났다. 왜 떠나는가보다 누가 남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일 수 있다.

다음 부산은 왜 부산이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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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부산은 왜 부산이어야 하는가

부산은 17일 후 다음 시장을 뽑는다. 그런데 우리는 누구를 뽑는지만 이야기하고, 어떤 부산을 뽑는지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