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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칼럼

부산은 누구를 부산 사람으로 알아보는가

밖에서 부산은 글로벌 5위 항만, 스마트시티 8위로 알아본다. 안에서는 20년째 청년 일자리가 고질병이다. 같은 도시인데 얼굴이 둘이다. 그 어긋남이 떠난 사람도, 못 온 사람도, 도착하지 못한 외국인도 만든다.

그레이 그레이 · · 6분 읽기
부산은 누구를 부산 사람으로 알아보는가

사진: Unsplashchɑɒµͻ

두 부산
밖에서 본 부산이 있다.

세계 컨테이너 항만 글로벌 5위. 스마트시티 글로벌 8위에 아시아 2위, 그중 Innovation Support 항목은 글로벌 1위다. 외부의 평가는 분명하다. 2021년 62위였던 도시가 4년 만에 8위까지 올라섰다. 부산은 밖에서 알아보는 도시다.
그리고 안에서 살아지는 부산이 있다.

부산연구원 서옥순 박사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부산이 20년 넘게 앓아온 고질병이라 진단했다. 부산 청년 인구는 2015년 79만 2,000명에서 2023년 65만 명으로, 8년 사이 10만 명 넘게 줄었다. 청년이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다.

부산상공회의소 조사를 보면 부산 청년의 희망 연봉은 최소 3,000만 원인데, 지역 기업 초임은 2,600만 원이다. 같은 시기 부산의 미충원율은 12%로 전국 평균(11.2%)보다 높았다. 기업은 사람을 못 구하고, 청년은 일자리를 못 구한다. 그 미스매치가 20년째 같은 자리에 서 있다.
같은 도시에 얼굴이 둘이다. 밖의 부산은 글로벌 8위고, 안의 부산은 20년 고질병이다.

이 글의 명제는 단순하다. 외부는 부산을 알아본다. 그런데 정작 부산은 부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 어긋남이 떠난 사람, 못 온 사람, 도착하지 못한 사람을 만든다.
어긋남의 첫 번째 자리, 떠난 사람
부산을 떠난 청년은 어디로 가는가.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 곳이다.

2023년 기준 300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477만 원으로, 50인 미만 근로자(271만 원)보다 월 200만 원 넘게 많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좁히면 593만 원과 298만 원, 거의 두 배다. 근속 20년이 지나면 차이는 367만 원까지 벌어진다. 신입 시절 81만 원이던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진다.

이 숫자가 말하는 바는 단순하다. 부산에 남는 선택이 곧 경제적 손실에 가까워지는 구조다. 부산을 좋아하지 않아서 떠나는 청년은 거의 없다. 좋아하지만 머물 수가 없는 청년이 있을 뿐이다. 둘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이게 어긋남의 첫 번째 얼굴이다. 밖에서는 부산을 글로벌 8위 스마트시티로 알아보는데, 그 도시 안에서 청년의 노동은 대기업의 절반 값으로 매겨진다. 밖의 부산은 빛나는데, 안의 청년은 그 빛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다.

어긋남의 두 번째 자리, 못 온 사람
수도권에는 부산으로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워라밸, 해안 도시, 더 낮은 생활비, 더 넓은 집. 부산에 머문 외국인들이 서울보다 덜 분주하고 더 다가가기 쉬운 도시라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부산시는 이미 타지역에서 오거나 돌아온 청년 중소기업 근무자에게 정착지원금 300만 원과 근속장려금 150만 원을 지급한다. 그러나 이 지원금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월 367만 원 격차를 메우지 못한다. 일 년이면 4,400만 원이 넘는 격차다. 정책은 작동하지만, 정책이 메우려는 진짜 구멍은 그보다 훨씬 크다.

그래서 오고 싶은 사람과 온 사람 사이에 한 자리가 비어 있다. 수도권에서 돌아오는 부산 사람, 부산에서 시작하려는 외부 빌더, 서울 본사의 부산 지사로 자원하는 직원, 그 자리에 살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거기 없다. 부산을 글로벌 8위로 알아보는 외부의 시선이 정작 부산 안에는 도착하지 못한다. 평가와 도착 사이의 어긋남이다.
어긋남의 세 번째 자리, 도착하지 못한 외국인. 가장 멀리서 부산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다. 부산에 사는 외국인들이다.

2023년 기준 부산의 외국인주민은 8만 3,401명. 부산 인구 321만 명 대비 *2.5%*다. 같은 시기 전국 평균은 5.18%(2024)·5.44%(2025), 부산은 그 절반이다. 15년 사이 부산 외국인은 2.5배 늘었지만, 전국 평균을 따라가는 속도는 아니다. 글로벌 항만 도시 부산의 외국인 거주 비율이 전국 평균의 절반에 머물러 있다.

분포를 보면 더 분명해진다. 남구·사상구는 유학생, 사하구·강서구는 외국인 근로자다. 부산에 사는 외국인은 부산이 정주를 설계한 외국인이라기보다 대학과 공장이 데려온 외국인에 가깝다. 도착은 했지만, 도시가 그들을 부산 사람으로 알아보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

여기서 어긋남이 가장 깊다. 외부의 평가는 부산을 글로벌 8위 스마트시티로 알아보는데, 그 알아봄이 부산에 도착한 외국인에게는 도시의 일상 어휘로 들어와 있지 않다. 도착한 사람을 부산 사람으로 알아보지 못하는 도시는, 도착할 사람을 부르기도 어렵다.

알아봄의 어긋남
세 자리는 모두 같은 한 가지의 다른 얼굴이다.
떠난 청년, 못 온 인재, 도착하지 못한 외국인. 세 자리에 공통된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는 결과다. 그 앞에 있는 것은 알아봄의 어긋남이다.

외부는 부산을 글로벌 8위 스마트시티 · Innovation Support 1위 · 컨테이너 항만 5위로 알아본다. 부산은 외부의 평가만큼 부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 자기 청년의 노동을 대기업의 절반 값으로 두고, 자기 도시로 오려는 인재의 367만 원 격차를 정착지원금 300만 원으로 메우려 하고, 자기 도시에 도착한 외국인을 전국 평균의 절반만큼만 알아본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 청년이 떠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부산이 자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도시라면,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도 머물 이유의 절반만 채워진다. 알아봄이 일자리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자리만으로는 메워지지 않는 자리를 가리킨다.
서옥순 박사가 진단한 20년 고질병은 단지 일자리 문제가 아니다. 부산이 자기 시민을 외부의 평가만큼 알아보지 못한 20년이다.

부산은 누구를 부산 사람으로 알아보는가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간다.
부산 사람은 부산이 알아본 사람이다. 출생만이 부산 사람을 만들지는 않는다. 나고 자라 부산에 남은 사람도, 떠났다 돌아온 사람도, 멀리서 찾아와 정착한 사람도, 부산이 알아볼 때 부산 사람이 된다. 그 알아봄이 향해야 할 자리에 남은 사람도, 떠난 사람도, 못 온 사람도, 도착한 사람도 있다.

외부의 평가는 이미 부산에 도착해 있다. 글로벌 8위 스마트시티라는 알아봄이 밖에 있다. 다음 자리는 그 알아봄을 부산이 자기 시민에게 돌려주는 자리다. 청년의 노동을 대기업의 절반 값이 아니라 양질의 자리로 알아보는 것. 수도권에서 오고 싶은 사람의 367만 원 격차를 정확히 보고 메우려는 것. 도착한 외국인을 글로벌 항만 도시의 시민으로 알아보는 것. 세 가지는 다른 일이 아니라 같은 한 가지 일이다.

외부의 알아봄은 이미 도착했다. 부산의 알아봄이 시작되어야 할 자리는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누구인가. 시장인가, 시청인가, 기업인가, 시민인가. 알아봄의 주체, 그것이 다음 질문이다.

Busanloop · 18 Questions for Next Busan · Q12

Kim, H. (2026). 부산은 누구를 부산 사람으로 알아보는가. Busanloop · 18 Questions for Next Busan, 1(12), Q12. https://doi.org/10.5281/zenodo.2044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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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그레이

그레이

부산을 묻는 도시 에세이스트

공간을 보면 사람보다 구조를 먼저 읽는다. 부산에 같은 질문을 열여덟 번 던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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