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Questions for Next Busan · Day 5 of 18 그레이 (Kim Hyunseung) · 2026년 5월 23일
셋 다 있다
11일 뒤면 다음 시장이 정해진다.
어제는 이렇게 물었다. 바다는 부산의 무엇인가.
오늘은 그 바다와 이어진 더 큰 질문으로 들어간다.
부산에는 셋 다 있다. 공항, 역, 항구.
김해국제공항. 부산역.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이 셋을 다 가진 한국 도시는 부산뿐이다.
서울조차 셋을 다 갖지 못했다. 공항은 인천으로, 항구는 평택으로 보냈다.
그런데 부산은 게이트웨이가 못 된다.
왜 일까?
숫자가 말하는 것
부산의 게이트웨이, 2026년 봄:
셋 다 갖고 있지만, 셋 다 2급이다.
공항은 인천의 보조다. 역은 종착역이다. 항구는 일본 단거리 노선 위주다.
게이트웨이가 셋이나 있는데, 그 어느 것도 부산을 통해 들어오게 만들지 못한다.
부산역에서 본 것
오후 두 시, 부산역.
KTX에서 내린 사람들이 광장으로 쏟아진다.
캐리어를 끄는 관광객, 출장 가방을 든 직장인, 가족 단위 방문객.
광장에 나선 그들이 향하는 곳은 대부분 택시 줄이다.
부산역에서 내려 해운대로, 광안리로, 송정으로.
다음 목적지로 넘어가는 환승이 영 자연스럽지 않다.
지하철은 있지만 캐리어를 끌고 타기엔 환승이 잦고, 버스는 노선을 알기 어렵고, 그래서 결국 택시다.
부산역은 도착하는 곳이다. 통과하는 곳이 아니다.
게이트웨이는 통과의 도시다.
들어오고, 머물고, 다시 나가는 흐름. 도쿄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카오룽역.
그 도시들은 도착점이면서 출발점이다.
부산은 도착점에서 멈춘다.
세 가지 끊김
부산이 게이트웨이가 못 되는 건 세 군데가 끊겨 있어서다.
첫째, 공항과 도심의 끊김
김해공항에서 부산역까지 도시철도로 약 50분.
인천공항에서 서울역까지 공항철도 직통으로 약 43분.
거리는 부산이 훨씬 짧은데 시간은 비슷하다.
도착 후 첫 30분이 그 도시의 인상을 정한다. 부산은 그 30분을 길 찾기에 쓰게 만든다.
둘째, 역과 항구의 끊김
부산역에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까지 직선거리로 1km 남짓. 그런데 환승 동선이 없다. KTX로 부산역에 내려 일본행 페리에 오르는 흐름, 이게 30분 안에 되는 도시여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다.
셋째, 부산과 다음 도시의 끊김
부산은 사람을 부산까지 데려온다. 그런데 부산에서 다음 도시로는 데려가지 않는다.
도쿄 가는 사람은 인천으로 간다. 후쿠오카 가는 사람도 인천을 거친다.
부산-후쿠오카 페리가 있는데도, 그게 기본 선택지가 아니다.
부산이 진짜 게이트웨이가 되려면
부산을 거쳐 다음 곳으로 가는 흐름이 생겨야 한다.
질문이 남는다
게이트웨이는 인프라가 아니라 흐름이다.
공항·역·항구가 셋 다 있어도, 서로 이어지지 않으면 게이트웨이가 안 된다.
그리고 그 셋이 다음 도시로 이어지지 않으면 종착역이 된다.
부산은 종착역인가, 환승역인가.
이 질문의 답이 앞으로 10년 부산의 정체성을 정한다.
가덕도 신공항이 완공되면 인천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부산항 신항이 더 커지면 글로벌 환적 1위가 될 수 있을까?
다 큰 인프라다.
그런데 게이트웨이는 큰 인프라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연결이 더 중요하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30분. 역에서 항구까지 15분. 부산에서 후쿠오카까지 3시간.
이 연결이 기본값으로 깔린 도시, 그게 게이트웨이다.
한 줄 요청
내일은 여섯 번째 질문이다.
BIFC는 누구의 금융센터인가?
읽어주시고, 한 명에게라도 공유해주세요. 부산이 통과점이 되길 바라는 사람에게.
— 그레이 부산,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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