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Unsplash의 Gilley Aguilar
18 Questions for Next Busan · Day 2 of 18 그레이 (Kim Hyunseung) · 2026년 5월 19일
5만이라는 숫자
15일 후 다음 시장이 결정된다.
어제 던진 첫 번째 질문은 이것이었다.
다음 부산은 왜 부산이어야 하는가. 오늘은 그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10년간 20대가 5만 명 빠져나간 도시.
이 숫자는 어제도 잠깐 지나쳤다. 오늘은 그 숫자 안에 든 질문을 제대로 꺼낸다.
왜 떠나는가. 그리고 누가 남는가.
숫자가 말하는 것
부산 청년, 2026년 봄:
이유는 명확하다. 일자리가 없다. 정확히는 괜찮은 일자리가 없다.
대기업 본사가 없고 고임금 직종은 서울에 몰려 있다. 네트워크 밀도도 낮다.
그런데.
서울도 청년이 떠난다. 도쿄도, 런던도 그렇다.
어느 대도시든 더 큰 도시로 빠져나가는 흐름은 있다.
떠난다는 게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라면,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왜 떠나는가보다 누가 남는가.
전포 수제맥주집에서 만난 사람
전포 한복판의 카페거리.
오후 두 시, 창가 자리에 노트북이 열려 있다. 화면엔 코드다.
옆에 놓인 수제 맥주 한 잔은 이미 비었다. 물어봤다. 스타트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안 가세요?"
"굳이요."
굳이요. 이 두 글자가 오래 머물렀다.
그 사람은 서울을 선택지로 두고 있었다. 갈 수 없어서 남은 게 아니었다.
부산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게 지금 자기한테 맞는 방식이라고 했다.
임대료, 속도, 바다, 그리고 아직 뭔가 덜 채워진 느낌. 그 여백이 좋다고 했다.
광안리엔 다른 사람이 있다. 공장이었던 건물을 작업실로 바꿨다.
서울에 있다가 왔다. "서울에선 임대료 내다가 끝났을 것 같아서."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했다.
떠난 5만 명의 이야기는 통계가 말해준다.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직 아무도 정리하지 않았다.
두 종류의 남음
"왜 청년은 떠나는가."
이 질문의 답은 구조에 있다. 일자리, 임금, 네트워크. 정책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다.
"누가 남는가."
이 질문의 답은 사람에 있다.
남는 사람은 두 부류다.
첫째, 남아야 하는 사람
가족, 사업, 연고. 부산을 떠날 이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
둘째, 남고 싶은 사람
부산에서 무언가를 만들 이유가 있어서.
여백이 있어서, 바다가 있어서, 서울이 아닌 속도가 필요해서.
두 번째 부류가 늘어나는 도시는 다르게 움직인다.
그들이 만드는 것이 쌓이고, 그 쌓임이 다음 사람을 불러온다.
정책이 아니라, 남기로 선택한 사람들의 합으로 도시가 바뀐다.
부산이 더 잘 알아야 할 사람은 첫 번째 부류가 아니라 두 번째 부류다.
그들이 왜 남았는지, 무엇이 그 선택을 가능하게 했는지.
그 답이 이 도시의 다음 10년을 만드는 단서다.
한 줄 요청
내일은 세 번째 질문이다.
100대 기업이 0개인 도시는 어떻게 일하는가?
읽어주시고, 한 명에게라도 공유해주세요. 부산에 남기로 선택한 사람에게.
그리고 왜 남았는지 직접 듣고 싶다. busanloop@gmail.com
— 그레이 부산,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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