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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칼럼

왜 부산이 아니라 후쿠오카였나

부산은 세계 5위 컨테이너 항만 도시다. 후쿠오카는 그 명단에 없다. 그런데 디지털 노마드는 부산이 아니라 후쿠오카로 간다. 인프라 때문이 아니다.

그레이 그레이 · · 5분 읽기
왜 부산이 아니라 후쿠오카였나

후쿠오카 인구는 161만, 부산의 절반이다.

DNV가 매기는 2025년 세계 컨테이너 항만 벤치마크에서 부산은 5위다.
후쿠오카는 그 명단에 없다.

그런데 디지털 노마드는 부산이 아니라 후쿠오카로 간다.

인프라 때문이 아니다. 두 도시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했기 때문이다.

후쿠오카는 물었다. 어떻게 하면 외국인이 우리 도시에 살게 할 것인가.
부산은 물었다. 어떻게 하면 외국인이 우리 도시에 머물다 갈 것인가.

질문이 다르면 답도 다르다.

후쿠오카시는 2012년 스스로를 "Startup City"로 선언했다.
그리고 13년 동안, 시장이 바뀌어도 그 약속을 지켰다.

2015년에는 일본 최초로 외국인 Startup Visa를 만들었다.
원래 일본에서 외국인이 창업하려면 사무실과 정규직 2명, 자본금 500만 엔이 필요했다. 후쿠오카 비자는 그것 없이 사업 계획만으로 1년을 살게 했다.
비자는 떠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살러 오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폐교는 헐지 않았다. 2017년에 시가 직접 운영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Fukuoka Growth Next로 바꿨다.
입주 스타트업이 누적으로 유치한 자금이 180억 엔(약 1,600억 원)이다.
폐교는 지워지는 공간이 아니라 다시 쓰는 공간이다.

Engineer Café, Startup Café, Artist Café까지 시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가 세 개 있다.
카페는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돌아오는 곳이다.

2025년 4월, ONE FUKUOKA BLDG에 CIC Fukuoka가 열렸다.
CIC는 Cambridge Innovation Center의 약자다.
MIT 옆에서 시작한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 캠퍼스 브랜드다.
아시아 두 번째 거점이자 서일본 지역 최초다.
3,500제곱미터, 143개 사무실, 40개 코워킹 좌석, 17개 미팅룸. 안에는 후쿠오카 현의 Global Connect Fukuoka와 시의 글로벌 비즈니스 서포트 데스크가 함께 입주했다.

사무실은 관광객이 빌리는 공간이 아니다.

Colive Fukuoka. Coliving. Cowork. Co-creation.
이름부터 함께 산다는 뜻이다. 2023년에 시작해
2024년 45개국 436명, 2025년 57개국 496명이 모였다.
한 달 동안 후쿠오카에 머물며 도시에 남긴 경제효과만 1억 4천만 엔(약 12억 원)이다.
2025년 Nomad Retreats Awards에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노마드 페스티벌로 뽑혔다.

호텔이 부족했다. 2027년에는 Ace Hotel이 후쿠오카에 연다.
시애틀에서 시작한 부티크 호텔의 일본 두 번째 진출지다.
첫 번째는 교토, 다음이 후쿠오카다. 부산은 그 지도에 없다.
부티크 호텔은 체크인하고 끝이 아니라 지역 라운지다.

이 모든 것이 한 방향을 가리킨다 사람을 정착시키는 도시.

부산은 무엇을 했는가.

부산도 워케이션을 한다.
2023년 2월 부산역 인근에 거점센터를 열며 시작해
2024년 6,900명, 누적 1만 명을 돌파했다.
2026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우수모델로 선정돼 국비 2억을 추가로 받았다.

그런데 부산형 워케이션이 분류된 카테고리는 체류형 관광 모델이다.
보도자료를 낸 부서는 관광정책과다.
신청 대상은 부산 외 지역에 직장을 둔 사람, 곧 외부에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잠시 부산에 와서 일하다 가는 형태다.

이 한 단락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

후쿠오카는 비자 정책에서 출발했고, 부산은 관광 정책에서 출발했다.
후쿠오카는 기업가와 투자자, 원격근무 전문직을 불렀지만 부산은 외부 회사원을 불렀다. 후쿠오카가 정착을 설계할 때
부산은 관광객이 조금 더 오래 머무는 형태를 설계했다.

같은 사람을 부르더라도, 어떤 도시는 바우처를 주고 끝나고, 어떤 도시는 공동창업자와 투자자와 도시 네트워크를 만나게 한다.

같은 단어, 다른 도시 전략.

운영 구조에도 그것이 드러난다.
부산형 워케이션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한다.
같은 기관이 창업 투자와 액셀러레이팅, 보육 프로그램, 그리고 워케이션까지 동시에 한다. 위성센터는 시 → 창혁센터 → 5개 구 민간 위탁으로 두 번 위탁된다.

결과는 숫자로 나왔다. 행정안전부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41억 원을 투입한 부산형 워케이션 사업은 2024년 한 해 총 이용자가 1,070명에 그쳤다 — 평일 기준 하루 평균 약 4명이다. 일부 위성센터는 그 사이 운영이 종료됐다.

전담할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전담할 조직이 없는 이유는 전담할 것이 무엇인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쿠오카는 정했다. 우리는 외국인을 정착시키는 도시다. 13년 동안 그 약속을 지켰다. 약속을 지킬 전담 조직을 만들었고, 다른 사업과 섞지 않았다.

시장이 바뀌어도 흐름을 끊지 않았다.

도시는 선언하는 만큼의 도시가 된다. 후쿠오카는 자신을 선언했다.
부산은 아직 자신을 선언하지 않았다.

게이트웨이가 된 도시들은 지나가는 도시가 아니라 돌아오는 도시다.
부산은 게이트웨이가 될 자격이 충분하지만,
아직 돌아오는 도시가 되겠다고 결정한 적이 없다.

다음 부산은 그 결정에서 시작해야 한다.

📚 이 글 인용하기 · Cite this article

김현승 (Kim, H.). (2026). 왜 부산이 아니라 후쿠오카였나. Busanloop · 18 Questions for Next Busan, 1(6), Q6.

https://doi.org/10.5281/zenodo.20370958

📑 PDF: 한국어판 다운로드 · 🇬🇧 English version: Why Fukuoka, not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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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그레이

부산을 묻는 도시 에세이스트

공간을 보면 사람보다 구조를 먼저 읽는다. 부산에 같은 질문을 열여덟 번 던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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