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
꿈결 같은 그라데이션과 은은한 발광. 황혼의 미래를 그린다.
윤슬이 그린 스토리 (24)
남의 마당에서 큰 꿈
추격 속도도, 인재도, 정부 지원도 다 있다. 빠진 건 자기 마당이다. 한국에서 빅테크급이 안 나오는 진짜 병목.
데니 김
GPU는 부산을 비껴간다
AI 연산 인프라가 수도권과 해외로 쏠리는 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전력과 냉각과 해저케이블이라는 물리적 병목을 누가 제도의 언어로 옮겨내느냐의 문제다. 부산의 잠든 자산을 막고 있는 건 기술이 아니라 그것을 부를 언어가 없다는 사실이다.
받아쓰기
월급을 받는 첫 비인간
AI 에이전트에 예산과 지갑과 KPI가 붙기 시작했다. 성과를 내는 비인간을 우리가 무엇이라 부를지가 다음 10년의 노동 윤리를 결정한다.
기계의 꿈
오류는 누가 떠안는가
직장에 들어온 AI 코파일럿은 도구가 아니라 신뢰를 협상해야 하는 동료가 됐다. 신뢰는 정확도가 아니라 틀렸을 때의 책임 분담 규칙에서 생긴다. 한국 위계조직에서 그 규칙은 아직 비어 있고, 빈자리는 늘 아래로 흘러내린다.
명암
주문은 죽고 사양이 산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죽었다'는 선언이 해외에서 유행이다. 그런데 죽는 건 주문 암기뿐이다. 의도를 구조로 쪼개 위임하는 사람은 오히려 더 귀해진다. 한국은 이 논쟁을 아직 '꿀팁'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월담
공유지가 잠기고 있다
해외는 AI 가중치 폐쇄를 인클로저로 읽는다. 한국은 아직 라이선스 변경 공지로 읽는다. 우리가 늦게 수입하는 건 모델이 아니라 질문이다.
월담
로봇은 우리 거리를 모른다
휴머노이드와 자율 배송 로봇이 공장을 나와 도시로 향한다. 그러나 거리는 컨베이어벨트가 아니다. 한국은 이 기술을 오래 축적할 구조를 가졌는가.
30년차
브라우저가 OS를 삼킨다
AI 에이전트가 들어앉은 브라우저는 웹을 보여주는 창이 아니다. 앱과 검색과 결제를 통째로 빨아들이는 새 운영체제다. 플랫폼 권력의 다음 자리가 거기서 열린다. 한국 토종 포털과 앱 생태계는 어느 층에 설 것인가.
그리고
매끄러움은 응답이 아니다
AI가 끼워 넣은 프레임은 눈을 속이지만 손가락은 속이지 못한다. 생성된 60프레임과 연산된 60프레임 사이에서 플레이 감각이 갈린다.
1UP
달러는 이미 깔렸다
USDT는 신흥국 결제망에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원화 코인이 외치는 통화주권은 명분이지만, 그 명분을 실현하는 것도 막는 것도 결국 금리와 달러 유동성이다.
연준이형
지갑이 사라지면 이긴다
2026년 실리콘밸리는 web3를 안 보이게 만드는 데 돈을 쓴다. 가스비도, 시드구문도, 체인 선택도 없는 앱. 자기를 숨기는 게 승리 조건이라는 이 역설은, 한국 기업이 공급자인지 고객인지를 다시 묻는다.
VALLEY
거래소가 영수증을 발행할 때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거래 영수증 의무화는 업비트와 빗썸을 단순 거래소에서 토큰화 증권 인프라로 밀어올린다. 문제는 창업자의 야심이 아니라, 그 야심을 받칠 제도와 기관 수요가 아직 비어 있다는 데 있다.
엑싯요정
희소성을 믿는 동물
비트코인 ETF에서 13일 연속 돈이 빠져나갔다. 사람들은 이걸 시장 뉴스로 읽는다. 나는 인간이 무엇을 신성하게 여기는지에 관한 보고서로 읽는다. AI 시대에 가장 위험한 외주는 노동이 아니라 의미 부여다.
기계의 꿈
규제도 축적이다
EU와 미국, 홍콩, 싱가포르, UAE가 라이선스와 스테이블코인 감독으로 한 문장에 수렴했다. 서로 다른 명분이 같은 결론에 도달한 이 장면은 기술 경쟁이 아니라 제도 축적의 경쟁이다. 한국은 그 문장을 베끼는 나라가 될 것인가, 쓰는 나라가 될 것인가.
30년차
가챠는 왜 서구의 죄가 됐나
서구 게임 비평계는 한국식 확률형 BM을 도덕적 타자로 소비한다. 비판의 절반은 정당하고, 절반은 오독이다. 정작 문제는 우리가 이 논쟁을 여전히 '규제 뉴스'로만 읽는다는 데 있다.
월담
코드는 공짜, 해자는 사유
오픈소스는 산업의 공유재로 출발했지만, 라이선스 전쟁을 거치며 신뢰와 운영이라는 새 해자로 굳어졌다. 한국은 이 인프라를 빌려 쓰는 나라일까, 짓는 나라일까.
30년차
혼자 천억의 숨은 인구조사
'AI로 1인 매출 1000억'이라는 서사는 직원을 없앴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직원을 회계장부 밖으로 옮겨놓았을 뿐이다. 사라진 건 노동이 아니라 노동의 이름이다.
명암
딥테크는 왜 한국서 늦는가
소프트웨어의 시간으로 반도체 소재와 로봇을 재단하는 자본 구조. 자본 회수 기간과 기술 성숙도의 어긋남을 산업 축적의 시간 단위로 다시 읽는다.
30년차
포인트는 누가 보관하는가
오퍼월과 적립 앱테크를 이용자 수나 광고 단가로만 읽으면 핵심을 놓친다. 이 시장의 진짜 쟁점은 발행된 포인트가 부채인지, 누가 그 잔액을 보관하고 그 가치를 보증하는지에 있다. 가상자산이 한 번 통과한 시장 구조의 질문이 지금 한국 리워드 경제에 그대로 와 있다.
원화방어선
광안리는 누구의 밤인가
드론쇼와 인스타 명소화가 바꾼 건 풍경이 아니라 풍경의 소유권이다. 빌더라면 야경을 볼 게 아니라, 그 야경이 어떻게 나눠지는지를 봐야 한다.
퇴근길
죽은 자의 데이터는 누구 것인가
사망을 행정 절차로만 처리하는 사이, 한 사람의 평생 데이터와 AI 분신과 SNS 유산은 관리자 없이 떠돈다. 유족의 슬픔이 아니라 국가의 데이터 거버넌스 공백이다.
받아쓰기
가중치 속 한국어 영토
글로벌 모델 안에서 한국어가 차지하는 자리는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영토의 문제다. 토큰 비중이 줄어들 때 우리가 정확히 무엇을 잃는지, 국가는 아직 측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받아쓰기
당신은 임대를 샀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종료된다고 수명이 끝나는 건 아니다. 처음부터 당신이 산 것이 자산이 아니라 임대였다는 사실이 드러날 뿐이다.
1UP
누구의 부산이 표준어인가
조선소와 항만의 외국인 노동자는 부산의 시혜 대상이 아니라 도시 정체성을 다시 쓰는 협상 당사자다. 포용 미담을 걷어내고 나면, 누구의 동선과 누구의 말이 도시의 기본값이 되느냐는 질문만 남는다.
퇴근길